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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먹거리/동일본(홋카이도,도호쿠,간토,주부)

[도쿄] 규슈 장가라 라멘 아키하바라점

by Sizkari 2020. 10. 7.

 일본의 로컬 라멘가게에 여러번 가본 사람들이라면 다들 공감할 법한 말이 있다. "가게를 잘못 고르면 짜고 우리 입맛에는 안맞는 것이 기대 이하였다."라는 것이다. 로컬 라멘집들은 보통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춰 라멘을 만들고, 또한 라멘은 음식점간 실력 차가 매우 큰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처럼 일본까지 와서 한국인 관광객의 입맛에 맞춰져있는 관광객용 라멘집을 가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또한 들 것이다. 만약 당신이 둘 사이의 밸런스가 적당히 잡혀있는 라멘집을 찾고있다면, 아마 이번에 소개할 라멘집이 정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규슈 장가라 라멘 아키하바라점은 중고 피규어나 만화 등 다양한 오타쿠 용품들을 취급하는 아키바의 유명 상점 만다라케 근처에 자리하고 있다. 가게가 있는 골목으로 가서 주위를 둘러보면 요란한 메뉴판과 간판이 잔뜩 붙어있고, 가게 밖으로 두어명쯤 줄이 서있는 집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 집이 규슈 장가라 라멘이니 가게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나는 이 집을 구글 지도를 보면서 먹을만한 가게가 없나 서치하던 도중 발견했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데다가 리뷰수나 평점, 후기 등도 괜찮았기 때문에 최소한 실패를 하지는 않을것같아 이 집에 방문하게 되었다. 저녁 비행기를 타기 전 잠깐 들른 아키하바라였기에 점심때는 조금 지난 2시경쯤 이 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일본 특유의 식당 분위기가 느껴졌고, 식사 때가 지났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묵묵히 라멘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장님께서 자리를 안내해주셨고, 안내받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받았다. 이름부터가 규슈 장가라 라멘인 집이니만큼, 돈코츠 라멘과 국물에 말아먹을 밥을 주문했다(규슈 하카타지방이 돈코츠라멘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자리에 앉아 잠시 기다리며 주변을 보니 가게의 회전율이 꽤나 빠른 것 같았다. 역시 라멘도 주문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받을 수 있었다.

 

 

규슈 장가라 라멘의 돈코츠라멘과 밥. 밥 위에 다꾸앙이 조금 얹혀진 채 나왔다.

 

 음식을 받자마자 톤코츠의 고소한 풍미가 코로 확 밀려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밥에는 내가 매우 좋아하는 다꾸앙이 조금 얹혀있었다. 역시 이런 생각지도 못한 것을 덤으로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여튼, 중요한건 맛이니만큼 국물을 한 입 떠먹어보았다. 진한 톤코츠의 풍미가 입 안 가득 느껴졌다. 고소하면서도 입 안에 영원히 휘감겨있을 듯한 느낌을 주는 국물 맛이 매우 맛있었다. 그러면서도 너무 느끼하지는 않은 점이 이 집의 장점이라 할 수 있었다. 차슈의 삶아진 정도나 고기에 국물이 밴 정도도 적당하니 먹을 만 했다. 

 

 '역시 음식이 맛있으니 옆 사람들하고 말도 안하고 다들 묵묵히 라멘만 먹고있었던거구나'라고 생각하며 나도 묵묵히 라멘을 흡입했다. 면으로는 배가 차지 않아 조금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은 밥을 말아먹음으로서 해결했다. 국물에 밥을 말아먹으니 진한 설렁탕을 먹는 것 같아서 아주 좋았다. 마지막 국물 한 방울까지 모두 먹고서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아키하바라도 나름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을 상대하는 식당들이 잔뜩 있는만큼, 나름 맛의 격전지라 할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그런 곳이니만큼, 나도 다음번 방문때는 또 다른 곳을 시도해보게 될테지만, 친구가 라멘집 한군데를 추천해달라고 할 때는 아마 이 곳에 데리고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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