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먹기 위해 식당에 앉아있는 시간을 너무나도 아깝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그 곳이 오타쿠들의 성지 아키하바라라면 그 비율이 크게 늘어난다. 모처럼 온 일본이고 모처럼 온 아키하바라인데 가게 하나라도 더 돌아봐야하지 않겠는가! 하여, 이번에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노점 식으로 간단하게 테이크아웃 할 수 있지만, 하나만 먹어도 배부른 케밥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아키하바라의 케밥 맛집 스타 케밥 아키바 테라스는 아키하바라 메인거리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면 나오는 곳이다. 근처에는 만다라케를 비롯 많은 상점들과 메이드 카페등이 있어서 유동인구가 매우 많은 곳이다. 사람으로 가득한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요란한 간판과 함께 터키인 분들이 '이랏사이마세~'를 외치며 케밥을 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곳에선 가게 안에서 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 테이크아웃을 해서 가지고 나갈 수도 있다.
내가 이 케밥을 먹은 날의 아키하바라는 역시 사람과 활기로 가득 찬 모습이었다. 이 날의 나 역시 동네의 분위기에 들떠있기도 했고, 가봐야겠다고 생각해둔 가게도 매우 많았기 때문에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지 않고 그냥 케밥을 테이크아웃해 들고다니면서 먹기로 했다.
가게쪽으로 가보니 다행히 테이크아웃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속으로 '럭키~'를 외치며 주문을 하기 위해 가게 앞으로 갔다. 메뉴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역시 살패하기도 힘든 기본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치킨 케밥을 주문했다. 가격은 600엔. 간식으로 보기엔 좀 비싸고, 한 끼 식사라 보기엔 적당하거나 비싼 수준이었다. 과연 오늘 먹을 이 케밥이 6000원 돈값을 할까 기대가 되었다. 점원 아저씨와 시덥잖은 잡담을 하며 기다리고 있으니 케밥이 나왔다.
처음 케밥을 받아들고 그 커다란 크기에 압도되는 기분을 느꼈다. 내 손이 꽤 큰 편이지만, 케밥의 밑동정도만 잡을 수 있는 크기였다. 더군다나 굵기도 굵고 안에는 재료들이 가득! 케밥이나 샌드위치, 햄버거류라면 환장을 하는 나이니만큼 참지 않고 바로 한 입을 베어물었다. 역시 생각했던 케밥의 맛 그대로였다. 원래 적당히 들고다니면서 한 입씩 먹으려고했지만, 너무 맛있어서 노점의 선 자리에서 케밥을 모두 먹어버렸다. 하나를 다 먹고나니 꽤 배가 불러옴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글을 보는 누군가는 '아니 일본까지 가서 무슨 케밥이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터키인이 만든 정통 케밥을 간편하게 즐기기란 쉬운 일은 아니니 한번 시도해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음식으로 인생 맛집을 발견할 수도 있는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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