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여행을 갈 때 모두가 하는 말이 있다. "현지인 맛집을 한두군데쯤 가고싶어요~"라는 것이다. 보통 이런 집이 가격도 적당하고 맛있기 마련이지만, 라멘에서만큼은 이게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 물론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라멘 맛집이 사실 맛없다는 소리는 아니고, 현지인들의 입맛에 딱 맞는 맛집은 한국인에게는 조금 짜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끼니 때가 되면 식당 앞으로 인근 거주민들과 직장인들이 줄을 길게 서는 그런 진짜 현지인 맛집을 가고싶다' 하면 이케부쿠로의 무테키야를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이 집은 도쿄잘알들이라면 다들 최소한 들어는 봤을법한 집이지만, 손님의 95% 이상이 일본인인 진짜 현지인 맛집이다.
식사시간대에 이 집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입구부터 해서 줄이 길게 늘어선 집을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친구와 함께 11시 30분쯤 가게를 찾았는데, 벌써 10명이 넘는 줄이 만들어져있었다. 줄 서는걸 어지간히도 싫어하는 나이기 때문에 그냥 다른 집을 갈까도 싶었지만, 그래도 친구와 함께 온것이니만큼 이 집의 라멘을 먹기로 하고 줄을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리니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그 때 뒤를 돌아보니 엄청난 줄이 만들어져있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일찍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역시 가게 안은 만석이었다. 딱 두 자리 나있는 곳으로 안내받아 라멘을 주문했다. 기다린 것에 비하면 라멘은 비교적 빠르게 받을 수 있었다.
김에 가게 이름 무테키야가 적혀있던게 인상적이었다. 국물의 첫맛은 좀 짜게 느껴졌다. 하지만, 면과 차슈와 함께 국물을 먹으니 간이 적당히 맞게 느껴지면서 진한 국물맛이 잘 느껴졌다. 이것이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라멘인건가라는 생각을 하며 먹다보니 어느새 그릇이 깔끔하게 비어있었다.
같이 간 친구가 시킨 라멘은 약간 매운 맛이었는데, 한국인의 입맛에는 이 쪽이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떤 유명 가게에 갔으면 처음에는 그 가게의 간판 메뉴를 먹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기본 라멘부터 먹어보고 맘에 들었다면 다른 버전도 체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굳이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는 타입이라면 2번째를 먼저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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