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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기/220110 Jeju, Korea

Day4,5. 흑돼지와 함께한 하루, 그리고 종막

by Sizkari 2022. 1. 26.

소노캄 호텔에서 늑장을 부리며 밖에 나오니 벌써 12시가 넘은 시간. 원래 목적지인 우도에 가기 위해서는 서둘러야했지만, 밖에 나와보니 눈과 비가 섞여 내리고 있었기에 아무래도 우도까지 갈 만해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도가는 배가 있는 성산항 주변에는 성산일출봉이 있으니 뭣하면 그곳이라도 들렀다 갈 수 있고, 이동중에 비가 그칠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에 일단 성산항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성산항에 도착하니 눈비는 대충 멎은 것 같았지만, 바닷바람이 매우 세차게 불고 있었다. 이런 날씨에 섬에 간다는 것은 꽤나 힘든 여정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마침 다들 시장기가 돌았기 때문에 일단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였다. 고민끝에 흑돼지 돈까스를 먹기로하고 성산돈까스를 찾았다.

흑돼지 돈까스 반반을 4인분 주문하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수제비를 서비스로 내주셨다. 차가운 바람을 뚫고 온 차여서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던 차에 서비스로 수제비를 받으니 돈까스보다도 오히려 그쪽으로 눈길이 갔다.


흑돼지돈까스도 수제비도 맛있게 먹었으니 일단 카페에서 후식을 먹으며 다음 일정을 생각해보자는 것이 되어 근처의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스타벅스에는 제주 한정 음료가 있는데, 그 중에 내가 제주도에 올 때마다 항상 찾는 제주 쑥떡 프라푸치노라는 음료가 있다. 육지에선 왜 팔지 않는건지 스타벅스를 찾을 때마다 아쉬워하는 메뉴인데, 제주도에 온 만큼 당연히 이 메뉴를 주문했다. 마음이 통한건지 같이 온 친구들도 모두 이 메뉴를 주문했다. 역시 오랜만에 먹어도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음료를 즐기며 얘기를 나눈 결과 성산일출봉을 굳이 지금 오르는 것도 무리인 것 같고, 일출봉을 눈에 담은 것으로 만족하고 제주 시내 숙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래도 그냥 돌아서기엔 뭔가 아쉬웠기 때문에, 일출봉의 모습을 사진으로라도 한장 남기고 이동하기로 했다.


제주 시내에 도착하여 공항 옆 호텔에 짐을 풀고 호텔 바로 옆의 흑돼지구이 전문점 제주고집을 찾았다. 개인적으로 흑돼지의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굽는 사람의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고기가 워낙에 두껍다보니, 굽는 사람의 실력에 따라 맛에 큰 차이가 나지 않나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처음 가는 집은 아무래도 걱정이 되기 마련인데, 다행히 이 집은 고기의 질도 괜찮았고 구워주시는 분의 실력도 좋아서 맛있게 먹고 나올 수 있었다.


흑돼지를 먹고 나와서 잠깐 바다를 바라보니 파도가 정말 세차게 치고 있었다. 파도를 바라보며 이제 이 여행도 끝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구나라고 생각하니 문득 조금 슬퍼졌다.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비일상을 즐길 수 있어서 행복한 4일이었다. 다음 방학때는 지금 같이 여행온 친구들과 더 멀리 여행을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일차 저녁으로 여행을 갈무리하고 마지막날 아침은 오전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다. 제주도는 나에겐 어떻게 생각하면 이제 식상하기까지 한 여행지이지만, 직접 계획을 짜서 4박 5일이라는 나름 긴 일정으로 한 바퀴를 쭉 돌아보니 제주도도 나름 새로운 곳으로 다가왔다. 언젠가 다시 이곳을 찾아 추억을 되새길 날이 있기를 바라며 긴 여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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