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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기/220110 Jeju, Korea

Day 3. 숨은 보석을 찾다

by Sizkari 2022. 1. 26.

여행도 반환점을 돌고 셋째날 아침이 밝았다. 우리는 전복뚝배기를 먹고 정방폭포로 가기 위해 숙소에서부터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이중섭 미술관을 지나 예쁜 거리를 걷다보니 우리가 갈 식당인 삼무뚝배기가 있는 칠십리 음식특화거리에 도착했다.


식당 이름부터가 삼무뚝배기인 만큼 전복뚝배기를 시켰다. 뚝배기 안에는 전복이 커다랗게 존재감을 내세우고 있었고, 새우 등의 다른 해산물도 자기 주장을 맘껏 뽐내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옆 건물에 있던 카페에 가기로 했다. 카페 파우자라는 곳이었는데, 사장님께서 열정을 가지고 직접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손수 내려서 판매하는 곳 같았다. 예정에도 없던 그 카페에 끌려 들어간 것은 2층에 있던 카페의 바깥 테라스에서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시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막상 야외에 앉으니 바닷바람이 너무 심해서 바깥에 앉는다는 것이 여간 쉬운일이 아니었다.

나는 평소 커피나 와인 등에 관심이 많았었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원두를 접해볼 기회가 있었다. 그중 내 입맛에는 고소함과 산미 무게감 등등이 모두 조화롭게 어우러진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이 제일 입맛에 맞았었는데, 카페의 메뉴에는 그냥 사장님께서 직접 블렌딩해서 만드신 듯한 아메리카노 말고도 자메이카 블루마운틴만을 이용해 내린 커피를 따로 팔고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블루마운틴을 보게 되었다는 반가움에 덜컥 만원짜리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는 기대 이상이었다. 배전이 딱 적당하게 되어있어 신선함을 살리면서도 블루마운틴 특유의 조화로운 맛을 해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기 때문에 희석해서 마실 수 있는 원액을 추가로 구입했다.

카페인도 충전했으니 이제 목적지인 정방폭포를 향해 출발했다. 도착해서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계단을 한참 내려가니 폭포가 나왔다. 내려가면서 이걸 다시 올라올 생각을 하니 좀 귀찮아졌지만, 그래도 폭포를 볼 수 있으니 개의치 않기로 했다.

도착해서 본 폭포 앞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경관을 해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지만, 폭포 자체는 장관이었다. 폭포가 곧바로 바다로 이어진다는 점도 상당히 인상깊었다.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남기고 싶었지만,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았기에 폭포의 모습을 눈에 담아둔 것으로 만족하고 돌아서기로 했다.


정방폭포를 보고 올레길 6코스를 따라 소정방폭포까지 쭉 걷기로했다. 6코스는 마치 원시의 숲에라도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제주도에 와서 처음으로 내가 먼곳으로 여행을 왔구나라는 자각이 들게 해준 장소였다.


6코스를 따라 조금 걷다보니 소정방폭포에 도착했다. 폭포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위 사이로 수줍은듯 떨어지는 물줄기와 그 사이 무성한 숲, 반대편으로는 높은 바위, 그리고 바다만이 보일 뿐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내겐 그 모습이 사람 투성이의 정방폭포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여러 자연물들이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내는 경치는 굳이 이곳까지 걸어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소정방폭포의 윗편에서 바라본 모습


멋진 경치를 감상하고 물회를 먹으러 보목포구로 이동해서 보목해녀의집에서 물회를 먹으려 했지만, 문을 닫았던 관계로 옆에 있던 김부자식당에서 물회를 먹었다. 물회를 시키니 고등어구이를 같이 내주셨는데, 물회도 맛있었지만 고등어구이가 정말 입에서 살살 녹는 것 같았다.


고등어는 잡아 올린 순간부터 상하기 시작하는 생선이라는 말도 있을만큼 그 취급이 정말 중요한데, 그런 이유로 신선한 생물 고등어구이가 생소한 내게 현지에서 잡아올려 바로 구워낸 고등어구이의 맛은 정말 다른 차원의 맛이었다. 고등어가 원래 이런 생선이었나? 싶은 정도의 맛에 감동을 느끼며 3일차의 숙소, 소노캄 호텔로 이동했다.

그냥 겸사겸사 느낌으로 들렀던 소정방폭포에서 예상치 못한 절경을 만나 뜻하지 않은 행복감을 느껴 좋았던 3일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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